거리 사진가는 늘 같은 벽을 찾는다. 색이 단순할수록 사람과 옷이 또렷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하루 평균 이백 명을 지나쳐 보내고 다섯 명에게 말을 건다. 옷보다 걷는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고 했다.
말을 걸면 대부분 처음에는 놀란다. 그는 사진을 찍기 전에 왜 눈에 띄었는지부터 설명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 사람들의 표정이 금세 편해진다.
좋은 배경은 옷을 돋보이게 한다
올여름 거리에서 가장 많이 본 것은 넉넉한 바지와 짧은 상의의 조합이었다.
색은 차분해졌다. 회색과 올리브, 흐린 하늘색처럼 튀지 않는 색이 많았고, 대신 가방이나 양말 하나에 강한 색을 넣는 사람이 늘었다.
패션 사진의 절반은 배경이 만든다.
같은 자리, 다른 계절
그는 같은 벽 앞에서 사계절을 찍는다. 배경이 같으니 옷의 길이와 두께, 색이 계절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지 한눈에 비교된다.
몇 년 치 사진을 나란히 놓으면 유행이 돌아오는 주기도 보인다고 한다. 통이 넓은 바지는 그의 기록에서 벌써 두 번째 유행이다.
그의 사진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작은 기록집으로 묶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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