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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방의 영화, 미술관이 상영관이 될 때

미술관 한쪽 방에서 영화가 상영된다. 영상 작품을 보는 새로운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한지우

2026. 10. 26

미술관 안쪽 어두운 방. 벽 하나를 가득 채운 화면에서 영상이 흐른다.

관람객은 원하는 때에 들어와 원하는 만큼 머문다. 처음부터 끝까지 볼 필요는 없다.

상영 시간표는 따로 없다. 영상은 하루 종일 같은 순서로 반복되고, 관람객은 중간에 들어와 처음 장면이 다시 나올 때까지 머물다 나간다.

끝까지 보지 않아도 된다

큐레이터는 이런 관람 방식이 영상 작품을 더 가깝게 만든다고 말한다.

실제로 관람객이 머무는 시간은 일반 전시실보다 길다. 바닥에 앉거나 벽에 기대 한 편을 두 번 보고 나가는 사람도 있다.

언제 들어와도, 언제 나가도 괜찮은 영화관이 있다.

소리를 설계하는 방

상영실은 소리 때문에 따로 손봤다. 벽에 흡음재를 붙이고 입구를 굽은 통로로 만들어, 바깥 전시실로 소리가 새지 않게 했다.

덕분에 영상 소리와 옆방의 발소리가 섞이지 않는다. 어두운 방에 들어서는 순간 바깥과 다른 시간이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다.

다음 상영작은 짧은 다큐멘터리 다섯 편이다. 의자는 넉넉하니 편하게 앉으면 된다.

한지우

컬처·음악 에디터. 공연장과 전시장 사이를 오가며 오늘의 장면을 기록합니다. 좋은 공연이 끝난 뒤의 정적을 가장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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